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뿔 셋 달린 소’일 수 있어요
우리는 흔히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것, 내 기준에서 벗어난 것을 경계하고 날선 시선을 보내지요. 특히 여럿이 모인 자리에는 도드라지는 누군가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는 곧잘 미움의 대상이 됩니다. ‘따돌림’이라고 부르는 못된 일에 앞장서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지 못해서, 혹은 무관심으로 소외된 친구에게 다가서지 못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거예요.
책고래클래식 열두 번째 그림책 《뿔 셋 달린 소》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괴롭힘을 당했던 가여운 소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뿔이 셋 달린 소’가 주인공이지요. 남들은 두 개인 뿔이 셋이나 달린 탓에 뿔 셋 달린 소는 다른 소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어요. 집 안의 힘든 일도 도맡았지요. 고된 일에 시달린 끝에 뿔 셋 달린 소는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지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지고 있던 쌀에서 바구미가 수 만 마리 생겨나더니 뿔 셋 달린 소를 괴롭히던 주인도, 주인네 집도 모두 집어 삼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저 뿔이 하나 ‘더’ 달렸을 뿐인데 소는 웃음거리가 되고 온갖 궂은일을 해야 했어요. 뿔 하나가 그렇게 큰 차이일까요? 뿔이 없는 동물의 눈에는 뿔이 둘이 있든, 셋이 있든, 하나가 모자라든 그저 이상하게 보일 텐데 말이에요. 한 걸음 물러서 보면 아주 작은 차이일 뿐이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랍니다. 나,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단단하게 벽을 세우고, 누군가를 밀어내지만 가만 살펴보면 별것 아닌 이유가 대부분이에요. 또 비슷비슷한 것 같아도 우리는 얼굴부터 성격, 살아가는 모습까지 제각각이지요. 어찌 보면 모두가 ‘뿔 둘 달린 소’가 아니라 ‘뿔 셋 달린 소’라고 할 수도 있어요.
《뿔 셋 달린 소》는 오늘날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시선에 대해서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나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남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한 적은 없는지,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생각하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