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긴 상처, 아파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입니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굉음과 함께 시작된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후에야 멈추었습니다. 그것도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남과 북으로 나뉘어 70여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전쟁의 상처와 불안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지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스무 살도 채 안 된 꽃다운 청년들이 부상을 당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누구에게는 하나뿐인 자식으로, 누구에게는 애틋한 형제로 누구보다 가슴 뜨겁게 살았을 이들이 차가운 땅 위에서 싸늘히 식어 갔습니다. 휴전 협정으로 3년여에 걸친 전쟁은 멈추었지만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아픔과 상처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고래마을 서른다섯 번째 그림책 《우리 형》은 6.25전쟁으로 형을 잃은 아우의 이야기입니다. ‘큰 산’과 같던 형이 입대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이 터지면서 그만 소식이 끊어졌지요. 형을 그리워할 새도 없이 참혹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민간인들과 상관없는 이념 전쟁으로 죄 없는 마을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지요. 역사 교과서에서나 봄 직한 일들이 실제로 마을에서 일어났고, 우리 형의 가족들은 고스란히 겪어 냈습니다. 이렇듯 《우리 형》은 ‘보통 사람들’이 겪은 전쟁의 두려움과 아픔을 그리고 있습니다.